[단독] "박근혜 증인 출석은 제 마지막 소원" 최순실 자필 진술서 입수

입력 2019-11-01 15:45   수정 2019-11-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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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개명 최서원)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최 씨 측 정준길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첫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앞선 1, 2심 재판에선 최 씨 측은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최 씨는 1일 작성한 자필 진술서를 통해 "본인은 지난 10월 30일 파기 환송심 재판에서 정준길 변호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신청 문제는 본인 변호사 중 정준길 변호사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타 변호사들은 증인신청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간의 논란을 정리했다.

최 씨 측 또 다른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재판 후 "박 전 대통령 증인신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됐었다.

최 씨는 "저는 이번 기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아프시고 병상에 계시더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참석해주셔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애국 시민들의 열망이고, 저의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한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일정시점 이후로 궐석재판을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최서원(최순실) 씨와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한 번도 제대로 설명하거나 검찰의 주장을 탄핵한 적이 없어 증인신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경재 변호사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자기 재판도 출석 안하고 있다.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리가 있나. 또 박 전 대통령이 안 나와도 박 전 대통령은 이미 7번에 걸친 피의자 진술에서 최 씨와 공모한 사실이 없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증인으로 나와도 더 밝힐 입장이 없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준길 변호사는 "당사자(최순실 씨)가 하겠다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대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하면 재판에 안 들어가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우리가 증인신청해도 꼭 채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증인채택이 돼도 (박 전 대통령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증인신청 문제가 이 변호사가 재판에 안 나가겠다고 직을 걸 정도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증인신청조차 못하게 막는 숨겨진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더군다나 내부 이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증인신청을 하기로 결정이 됐고, 법원에서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왜 굳이 내부 이견이 있었음을 외부로 표출하느냐"면서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증인신청하면 보수우파 국민들이 분노해 역풍이 불고 검찰이 열 받아서 딸 정유라 씨를 구속시킬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하며 증인신청을 막으려 했다고 한다. 이런 근거 없는 이야기까지 해가며 왜 박 전 대통령 증인신청을 막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8일 두 번째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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