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또 한 차례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사격 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는 지난 8월 24일, 9월 1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중앙통신은 “연속사격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에 따라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 목표나 지정된 목표 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조선인민군의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 사진에는 이전 발사 때와 같은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됐다. 이전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해 일부러 사진 공개를 하지 않았거나, 아예 현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신은 “시험사격 결과는 현지에서 당중앙위원회에 직접 보고됐다”며 “최고영도자 동지는 국방 과학자들에게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이 쏜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 방사포를 개량해 성능을 탄도미사일급으로 높인 신형 무기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포탄 구경을 400㎜ 이상으로 넓혀 파괴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의 비행거리를 370㎞, 고도는 90㎞로 탐지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올해 세 차례 시험발사로 연속 발사 시간이 3분여로 단축되는 등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하다”며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이번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우려를 나타냈다. 클라크 쿠퍼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며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한다”며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나머지 태평양 역내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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