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 주식 거래 상위 10개 종목(결제금액 기준) 가운데 ETF가 차지한 비중은 30.3%로 지난해(19.6%)보다 크게 늘었다. 개별 종목보다는 안정적인 지수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증시에 상장돼 종목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표윤미 신한금융투자 GKB사업부장은 “개별 주식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며 “위험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가 76개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선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글로벌영업전략팀장은 “해외에서는 네 배 레버리지 ETF, 원자재,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채권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며 “한국에선 대표지수 ETF를 제외하고는 거래량도 많지 않아 매매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TF 다양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시장 발전 방안을 내놓으면서 신규 지수 등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배타적 사용권 및 재산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신규 지수 사업이 가능해진 셈이지만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행 규칙을 바꾸지 않아 여전히 새로운 지수 사업자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가야 다양한 지수가 나오고, 이를 반영한 ETF, EMP(ETF 자문 포트폴리오) 펀드 등 상품도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ETF 관련 세금 부담도 적다. 국내에 상장된 ETF는 매매할 때마다 배당소득세(15.4%)가 붙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반면 해외에 상장된 ETF는 배당소득세가 아니라 손익을 합산한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만 부과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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