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거래 시간 논의 앞서 '증시 매력' 높일 여건부터 마련해야

입력 2019-11-01 17:40   수정 2019-11-02 00:01

주식시장 폐장 시간을 다시 오후 3시로 앞당기자는 주장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016년 8월부터 오후 3시30분으로 거래시간을 늘렸음에도 거래량은 줄었고 현재 마감시간 아래에서는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기 어렵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금융위원회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거래시간을 늘린 데는 중국 증시 마감시간과 맞추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데다, 마감을 다시 앞당기려면 적지 않은 전산 재구축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양측의 주장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찬반 논의에서 정작 중요한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줄었다면 당국과 업계는 거래량을 늘리는 방안부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게 순서다. 거래시간 연장 직전 1년간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4억3616만 주였다. 거래시간 연장 후 1년간 거래량은 3억5964만 주로 17.5%나 줄었다. 거래대금도 감소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 크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액은 2016년 12조1090억원에서 2017년 10조1800억원으로 줄더니 2018년에는 6조678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내국인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가 2015년 72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70억7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 10월까지는 177억4061만달러로 연말까지 2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反)시장·반기업 정책으로 기업 수익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데다, 각종 증시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떠나는 투자자들을 붙잡을 방법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중대한 고민을 함께해야 할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지엽적인 거래시간에 매달리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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