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이달 말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GV80'을 출시한다. 예고된 신예의 등장에 수입차 중심이던 고급 대형 SUV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말 제네시스 첫 SUV 모델인 GV80을 국내에 출시한다. 2017년 4월 미국 뉴욕에서 콘셉트카로 첫선을 보인 이후 2년 반 만에 베일을 벗고 본격적으로 달리는 것이다.
GV80은 대형 SUV로 분류된다. 디젤 3.0, 가솔린 3.5 터보, 가솔린 2.5 터보 등 고출력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보다 한 단계 진보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운전 편의사양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GV80 출시를 앞두고 대형 SUV 구매 대기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2년 전 콘셉트카 공개 당시 GV80은 전면부에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의 크레스트 그릴과 매시 그릴을 적용해 벤틀리의 '벤테이가'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외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2년 반 동안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내부 디자인과 성능 등 모든 면에서 국산 SUV 중 최고 수준으로 완성한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GV80 등장 예고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수입차 위주로 굴러가던 고급 대형 SUV 시장에 GV80이 나타나면서 수입차 판매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수입차는 판매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수입차 판매는 16만70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이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젤 게이트' 여파로 판매가 전년보다 7.6% 감소한 2016년 이후 첫 감소다. 그나마 SUV와 밴형 차량(CDV)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감소 폭을 줄이며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올 들어 RV 판매는 6.8%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벤츠 GLE와 BMW X5 등을 GV80의 공략지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중대형 대표 RV 모델인 X5는 올해 9월까지 총 1335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판매 실적이 11.4% 후진했다. 벤츠 GLE(AMG 포함)는 올해 8월까지는 판매되지 않다가 9월 429대가 팔려 판매가 79.1% 급감했다. 다만 한 달에 400대를 넘게 판 것이어서 저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상위급인 BMW X6와 벤츠 GLS의 경우 9월까지 각각 36.1%, 74.2%씩 판매가 감소한 바 있다.
판매 부진이 심화한 독일계 중대형 RV 시장에서 GV80이 등장해 타격을 더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아랫급으로 분류되지만 GV80과 가격대가 유사할 전망인 BMW X4, 벤츠 GLC 등 중소형 SUV 시장도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대형 RV 모델을 앞세워 작년부터 성장세를 보였던 수입차 지프·포드·랜드로버·볼보 등 브랜드들도 GV80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건은 GV80이 어느 수준의 가격으로 출고돼 얼마나 RV 시장을 많이 잠식할 것인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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