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성 자산이 역대 최대 규모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저금리와 양적완화(QE)로 인한 유동성 홍수 속에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적절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발표한 3분기 재무제표에서 지난 9월말 현재 현금 및 단기국채가 1282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3분기 말 1036억달러에서 1년만에 246억달러나 급증한 것이다. 또 5년전인 2014년 3분기말(624억달러)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WSJ은 “버크셔의 버핏 회장이 크고 적정한 가격의 인수 대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장기 전망이 좋은 기업들은 가격이 너무 높다”며 “증시 랠리로 대부분의 인수합병(M&A) 대상 기업은 엄청나게 비싸져서 가까운 시일에 사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규모의 기업 인수를 계속해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버크셔의 마지막 대형 M&A는 4년전인 지난 2015년 370억달러에 항공 부품업체 프레시전 캐스트파츠를 인수한 것이다.
현금이 급속히 불어나자 버핏은 M&A에 집중하겠다던 방침을 깨고 올해 6년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 3분기에만 7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올들어 벌써 28억달러를 자사주를 사는 데 썼다.
버크셔는 애플을 비롯해 웰스파고,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가이코 등 주요 기술·금융·소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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