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하고 7년 뒤 독학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산 기업이 쏟아져 나오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은행원 출신 회계사였던 윤 회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윤 회장은 “외국계 투자은행(IB)과 펀드가 이끌던 시장에서 워크아웃 업무 등을 주도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 경영평가와 동아건설 채무 재조정 업무를 맡았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1999년 부대표 자리에 올랐다.
회계사로서의 ‘프로 정신’은 윤 회장이 은행업계로 돌아와서도 여전했다. 2002년 계열사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그는 내부 통제 절차를 강화하고 회계 인력 채용을 늘렸다. ‘글로벌 수준의 내부 회계’를 목표로 감사위원회 기능도 키웠다. 4인의 감사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회계·재무·법률 등 감사 직무에 필수적인 전문성이 있는 인물만 뽑았다. 2011년에는 국제 회계기준(IFRS) 준비단을 업계 최초로 발족했다.
윤 회장의 노력으로 KB금융의 위상도 올라갔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회계감독위원회(FCAOB)가 진행한 공시 보고서 감리에서 ‘지적 사항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내 금융사 중 처음이었다. 같은 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선정한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회계 측면에서도 리딩금융그룹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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