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태국 방콕에 도착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저녁 갈라만찬을 시작으로 이틀 동안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태국 방문 기간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이달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다자간 외교 무대다. 문 대통령은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삼우제(三虞祭·세상을 떠난 뒤 지내는 세 번째 제사)도 뒤로한 채 이번 방문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4일 참석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RCEP는 한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를 포함한 아세안 10개국 등 총 16개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논의 중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정상회의를 통해 해당 국가 간 관세 철폐 및 무역 분야 등의 최종 협정이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RCEP는 전 세계 교역량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메가 FTA로 연내 타결을 위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협상을 최대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성사가 기대됐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수출 규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정상 간 만남은 아직 이르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부부동반으로 열린 갈라 만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만나 짤막한 인사를 나누며 악수했다.
방콕=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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