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증권사 된 미래에셋…해외기업 IPO도 '큰 손'

입력 2019-11-04 17:37   수정 2019-11-0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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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베트남 진출 12년 만에 자본금 기준으로 베트남 현지 최대 증권사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 매진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증권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이달 초 베트남 현지법인(미래에셋 베트남)에 1조1560억동(약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증자로 미래에셋 베트남의 자본금은 5조4560억동(약 2728억원)으로 늘어 지금까지 업계 1위였던 SSI(5조1010억동)를 제치고 자본금 기준 베트남 최대 증권사가 됐다.

미래에셋 베트남은 2007년 12월 설립된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증권사다. 미래에셋은 베트남 증시가 내년 FTSE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2017년부터 대규모 증자를 단행하는 등 베트남 법인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올해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베트남 남부 껀터와 호찌민에 새로 지점을 열며 지점 수를 8개로 늘렸다. 미래에셋 베트남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6억원)보다 76%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베트남에 집중 투자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일 신설한 글로벌 주식 세일즈 서비스 조직인 ‘원-아시아 에쿼티 세일즈’ 활동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는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해외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아시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투자상품 세일즈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투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홍콩법인도 조직과 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원-아시아 에쿼티 세일즈 총괄 데스크가 홍콩에 자리잡은 것을 계기로 ETF 등 파생상품 관련 글로벌 IB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인 인재를 속속 영입하고 있다. 올초 60명 수준이던 홍콩법인 인력은 최근 70여 명으로 불어났다.

이를 토대로 국내 증권업계가 넘보지 못하던 해외 증시 기업공개(IPO) 등 ‘빅딜’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지난달 유럽 최대 바이오 벤처기업인 독일 바이오엔텍의 미국 나스닥 상장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기업의 나스닥 IPO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글로벌 IB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시아 최대 물류 플랫폼 업체인 ESR의 홍콩증시 상장 공동주관사로도 선정됐다. 지난 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 ESR의 공모금액은 약 16억달러(약 1조8700억원)로 올해 홍콩에서 진행된 IPO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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