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살아남자"…허 행장의 '점포 실험'

입력 2019-11-05 17:14   수정 2019-11-0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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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본 적 없던 이색적인 점포를 선보였다. 디지털기기로만 채운 ‘무인점포’와 정보기술(IT)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특화 점포다. 허인 행장은 부행장 시절부터 꾸준히 ‘점포 실험’을 해왔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기존 영업점 구조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신념 때문이다.

허 행장은 2015년 경영기획그룹 전무로 일할 때부터 영업점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2년간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며 미래 금융 환경에 맞는 점포 방식을 고민했다. 2017년 나온 첫 결과물이 ‘파트너스그룹(PG)’이다. 당시까지 지역 본부 한 곳당 지역 점포 30~35개를 묶어 배정해 왔다. 허 행장은 “영업 목표가 각기 다른 점포를 무더기로 묶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며 “고객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력 운용과 소통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주요 고객군과 영업 형태에 따라 5~10개 점포를 한 단위로 묶었다. 이를 총괄하는 거점 조직에 PG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국적으로 138개의 PG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 새로 내놓은 점포 실험안의 이름은 ‘PG 2.0’이다. 기존의 PG에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전국 주요 지역마다 ‘유니버설 허브’(거점 중심)를 만들어 영업형태가 비슷한 인근 영업점 일곱 곳을 대표하는 식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 처음 문을 연 유니버설 허브는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복합 금융공간으로 조성했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디지털 기기만 둔 무인점포를, 여의도에는 IT 인력만 상주하는 ‘인사이트’ 영업점도 열었다. 각 지역의 유동인구와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영업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허 행장은 “각 지역 허브와 주변 영업점이 손발을 맞춰 현장에 가장 맞는 영업을 선보이는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는 점포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소람/송영찬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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