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2만2101대로 지난해 10월(2만813대)보다 6.2% 늘었다. 월간 최대 판매기록(2만6402대·지난해 3월)에는 못 미치지만, 10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일부 디젤차 인증이 지연되고 있고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상 최대 수준의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등 공신은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지난달 8025대의 차량을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6371대)보다 26.0% 늘었다. 수입차 브랜드의 월 판매량이 8000대를 넘은 건 처음이다. 한국GM(6394대)과 르노삼성자동차(8401대), 쌍용자동차(8045대) 등 국내 중견 완성차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벤츠의 연간 판매량은 수직상승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9년엔 8915대를 팔았는데, 올해는 8만 대 가까이 판매할 전망이다. E클래스 등 일부 모델은 웬만한 국산 자동차 모델보다 많이 팔린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이어 빅3 내수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지난해 연쇄화재 사태로 주춤했던 BMW도 회복세다. 지난달 4122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보다 93.4% 급증했다. 지프와 볼보 등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수입차의 월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벤츠와 BMW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한동안 부진했던 브랜드가 잇따라 신차를 내놓고 있어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국산 완성차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수입차와 현대·기아차가 치열한 내수 판매 경쟁을 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중견 완성차업체는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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