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안준영 PD, '프듀 조작' 구치소행…정통성 부정당한 엑스원, 활동 '빨간불' 켜지나

입력 2019-11-06 16:40   수정 2019-11-06 20:38


아이돌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던 '프로듀스 101'을 제작하고 담당한 김용범 CP와 안준영 PD가 생방송 투표를 조작한 혐의(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구속됐다. 시청자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흥을 이끈 두 '스타PD'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나면서 '프로듀스X101'를 통해 결성된 그룹 엑스원(X1)의 정통성에도 금이 갔다. 조작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컴백을 강행했던 탓에 엑스원의 활동에 결국 빨간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김용범 CP와 안준영 PD 등 관련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결과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피의자 지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김용범 CP와 안준영 PD의 영장을 발부했다. 나머지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앞서 경찰은 프로그램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후 안준영 PD 등이 휴대전화 메시지와 관련 자료를 지우려고 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고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프로듀스 101' 시즌1∼2, '프로듀스48', '프듀X'까지 4시즌에 걸친 생방송 경연 과정에서 이른바 '국민 프로듀서'로 불리는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등)를 받고 있다.

더불어 안준영 PD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강남에 있는 유흥업소에서 여러 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더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유흥업소 접대 등 모종의 대가가 오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안준영 PD에게 배임 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국민 프로듀서'라는 말을 탄생시키며 적극적인 시청자 참여를 유도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대중들의 배신감은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팀들은 일명 '국민 그룹'으로 불렸는데, 이는 시청자들이 연습생 신분인 출연자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직접 투표하고, 파이널 생방송에 이르러서는 유료로 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김용범 CP와 안준영 PD는 그간 '오디션 장인'이라 불리며 Mnet 부흥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던 인물들이기에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겼다. 김용범 CP는 '슈퍼스타K'로, 안준영 PD는 '프로듀스' 시리즈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이른바 '스타PD'다. 김용범 CP는 '슈퍼스타K' 시즌 1, 2, 3를 성공시키고 이후 '댄싱9'까지 연출하며 CJ를 대표하는 PD로 인정 받았다. 안준영 PD 역시 '슈퍼스타K2', '댄싱9' 등으로 김용범 CP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고, 이후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주 시청층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PD가 됐다.

두 사람이 '프로듀스' 시리즈로 당차게 내민 '국민 프로듀서' 시스템은 시청자들의 참여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방송 내내 연습생들은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달라고 갈구했고, 이를 통해 순위가 매겨지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종 데뷔의 향방을 가르는 생방송 파이널에서 불거진 투표수 조작 논란으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신뢰는 산산히 깨지고 말았다. 일파만파로 접대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기존 Mnet표 오디션의 명성까지 전부 부정당하게 됐다.


조작 논란이 점화되면서 대중의 지적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제작진만이 아니었다. 해당 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도 데뷔를 강행한 그룹 엑스원 역시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한다. 데뷔 시점부터 이 같은 악재에 휩싸이면서 앞선 시즌의 팀들이 보여줬던 화력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추후 팀의 활동 여부 및 멤버 변동에 대한 공식입장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투표 조작 파문이 점차 거세지면서 엑스원의 활동을 반대하는 일각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선택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그 결과로 만들어진 팀의 구성 자체가 허물어질 수 있는 논란이기에 정통성이 깨진 엑스원의 활동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태다.

현재 경찰은 '아이돌 학교' 등 다른 유사 Mnet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광범위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발탁된 다른 시즌의 아이돌들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김용범 CP와 안준영 PD이 구속되기 전, Mnet 측은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지며 극으로 치달은 조작 논란의 생채기와 그 안에서 남모를 고통을 느낀 이들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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