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무기력…주52시간 보완法 처리 서둘러달라"

입력 2019-11-06 17:35   수정 2019-11-07 01:50


“매우 답답하고 무기력합니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요 경제관련법의 조속 입법화를 촉구하는 경제계 입장문’을 읽으며 기업인들의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국회에서의 여야 간 소모적 대립, 정부의 미온적 자세,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 등으로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법 등 경제관련법 입법화에 진전이 없어 위기를 느낀다고도 했다. 김 부회장은 “경제관련법 입법이 안 되고 있어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투자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며 “기업 경쟁력과 민간 실물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제5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주요 경제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경제 법안으론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법안(근로기준법) △데이터 규제 완화 법안(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보호법) △화학물질 관련 규제 완화 법안(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이 언급됐다.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과 관련해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 개정안’뿐만 아니라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도 보완 입법에 포함해줄 것을 요구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1개월 정산 기간 내 1주일 평균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제도다. 경제계는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실효성을 높여야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바이오산업 종사자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시행 유예, 한시적 인가 연장근로 제도 허용 범위 확대 등도 보완입법에 반영돼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화학물질 규제와 관련해선 과중한 행정부담과 비용 문제를 안고 있어 상당 수준의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론 화평법상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현행 100㎏에서 1000㎏으로 완화하고 화관법 때문에 공장 가동이 지연되지 않도록 ‘선(先) 가동, 후(後) 허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동개시신고제도’ 신설을 요구했다.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시행 유예 요청과 관련해 “보완하겠지만 시행 등 큰 기조는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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