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절대인구 감소 충격완화’ 대책을 내놨다. 인구 감소에 맞춰 군 상비병력을 현재 57만9000명에서 2022년 50만 명으로 줄이고 의무경찰·해양경찰 등 전환복무의 폐지, 산업기능요원 등 대체복무 축소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교대·사범대 정원도 2022년부터 줄여나갈 방침이다. 또 지역 공동화(空洞化)에 대비해 공공서비스를 거점별로 집약화하고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초(超)저출산으로 절대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과거 인구팽창기에 설계된 사회·국방·교육 체제를 축소 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뒤늦었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학령인구가 줄어 교원 수급뿐 아니라 각급 학교수, 대학 정원 등에서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군 유지를 위한 인구 마지노선이 위태로운 지방자치단체도 수두룩하다. 일본이 앞서 경험한 ‘수축 사회’의 단면들이다.
정부 대책을 일견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 감소에 따라 각 분야를 줄인다면서 왜 공무원 숫자만 대폭 늘리냐는 것이다. 내년 공무원 증원 규모는 3만3815명으로 29년 만에 최대다. 그러고도 ‘5년간 17만4000명 증원’이란 대선공약에 따라 7만 명가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현 정부 출범 전 102만여 명이던 공무원수가 2022년이면 120만 명이 된다. 증원될 공무원에 들어갈 인건비가 327조원, 퇴직 후 공무원연금은 92조원에 이른다는 국회예산정책처 추계도 있다. 다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할 빚이다.
출산율이 2명에 육박하는 프랑스도 비효율에 질려 공무원 12만 명을 감축하는 판에, 출산율이 1명도 안 돼 인구감소 대책을 짜는 한국은 거꾸로 대폭 증원하고 있으니 잘못 돼도 한참 잘못 됐다. 납득하기 힘든 정책이 한둘이 아니지만 인구절벽 시대에 공무원 증원은 너무도 앞뒤가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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