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아시아나항공 본입찰 애경·HDC현산 컨소시엄 '2파전'

입력 2019-11-07 15:45   수정 2019-11-07 15:48


국내 2위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이변’은 없었던 셈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마감한 본입찰에는 총 3곳이 참가했다. 애경 컨소시엄과 HDC현산 컨소시엄 외에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KCGI 컨소시엄은 매각 측이 요구한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지 못한 채 재무적 투자자(FI) 두 곳으로만 구성돼 있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는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표방하고 있고, 뱅커스트릿은 한국인 대표가 이끌고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KCGI가 굉장히 많은 기업들을 만나 인수전 참여를 타진했으나 손을 잡는 데 실패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변화, 아시아나 정상화에 필요한 현금 수요 등을 계산해서 인수가를 충실하게 적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지배지분(31.05%)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매각이 결정됐다. 형식상 금호산업이 매각 주체이나 산업은행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6월 애경그룹이 가장 먼저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손을 들었고, 8월에 KCGI가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다. 또 지난 9월3일 예비입찰 직전에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가 손잡고 인수전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5곳으로 알려졌으나 한 곳은 부적격 후보로 분류돼 9월10일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서 빠졌다. 남아 있는 4곳 중 토종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지난달 애경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3개 컨소시엄 후보로 압축됐다.

이번 인수전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1.05%) 전체(구주)에 대한 가격과 유상증자 참여 규모(신주 가격)를 모두 적어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의 가치는 7일 종가 기준 약 3650억원이다. 여기에 신주 유상증자로 8000억원 이상을 적어 내야 한다는 게 매각 측 요구다. 최소 1조2000억원은 써야 한다는 뜻이다.

애경 컨소시엄과 HDC현산 컨소시엄이 실제로 적어 낼 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8000억원 신주 자금 중 약 6000억원은 산업은행이 지원한 영구채 등을 상환하는 데 바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1조5000억원을 써내더라도 금호산업이 가져갈 구주대금과 상환자금 6000억원 등을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황 악화 등 여러 악재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이 정도 자금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 인수후보들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다만 인수를 위해 너무 높은 가격을 적어낼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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