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高 폐지돼도 '지역 명문고' 될 가능성 커"

입력 2019-11-07 17:20   수정 2019-11-08 01:47

입시 전문가들은 2025학년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고교서열화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사고와 외국어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입시 성적이 뛰어난 ‘명문 일반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25학년도 고1 학생이 대입을 치를 2028학년도 입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정책 불확실성이 큰 데다 정시 확대 기조까지 겹친 점도 자사고·특목고 진학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이 서열화돼 있는 상황에서 고등학교는 유형이 무엇이든 진학 실적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며 “진학 노하우와 교사 실력이 겸비된 과거의 자사고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수능을 준비하는 데에 기존 일반고보다 훨씬 강점이 있어 인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또 “폐지될 자사고·특목고는 물론이고 각 지역엔 학업 열기가 높은 곳 중심의 ‘지역 거점 명문고’가 탄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과 학종 모두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준비하는 데 유리하다”며 “정시가 확대되더라도 대입 정원 절반은 여전히 학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25학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할 초4 미만 학생이 아니라면 특목고·자사고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려 있기 때문에 자사고가 실제로 폐지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박해’가 점점 심해질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도 자사고가 폐지되지 않으면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이 무조건 유리해 인기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사고와 외국어고의 유일한 단점이 내신 성적을 좋게 받기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고교학점제의 기본 전제인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 자사고의 ‘아킬레스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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