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사람들에게 자주 묻고, 들은 것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변화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비교적 적다. ‘귀가 얇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변화에 앞장서는 원동력이 된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약 40%는 유대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색다른 교육법에서 찾는다. ‘왜?’라는 물음이 매우 중요한 가치인 유대교에서는 어릴 때부터 질문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들은 자녀의 질문에 귀 기울인 다음, 다시 되묻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사고법을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하는 법보다 답변하는 법에 더 익숙하다. 필자도 학창시절 구태여 손을 들고 묻지 않았다. 부끄럽기도 했고, 스스로 공부하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이 취득할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 경험을 통해 직접 얻는 노하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 또한 내가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분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학교를 떠나 사회생활을 하며 진짜 살아있는 지식은 책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2년 전 블록체인을 검토할 때였다. 스스로 공부하기보다 교수, 개발자, 보안담당자, 거래소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만나 현장의 생생한 설명을 들었다. 종사 분야에 따라 관점이 다르기에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사고의 과정도 들여다보는 기회였다.
워런 버핏은 2000년부터 1년에 한 번씩 자신과 점심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경매로 내놓았다. 한 끼 식사가 수십억원의 비용을 치를 만큼 가치 있는 이유는 세계적인 투자자의 관심 분야와 투자 전략 등을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질문하기 위해 갖는 호기심이 우리를 미지의 나라로 안내할 것이다. 그러면 어느덧 다양한 관점과 상상으로 아이디어와 창조의 바다로 나아가게 된다. 그곳이 신대륙이고 신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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