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일수록 구식 커리큘럼 고수…산업계 조언에 귀 열어야"

입력 2019-11-07 19:56   수정 2019-11-08 09:35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모든 교수가 매 학기 커리큘럼(강의계획서)을 새로 작성해야 한다. 외부 강의 전문가와 학생들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각 커리큘럼을 두고 투표한다. 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리 교수가 원해도 강의는 개설되지 않는다. 스탠퍼드대 푸드디자인랩 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소형 박사는 “스탠퍼드대에서 산학 협력이 활발한 것은 ‘교수도 실패할 수 있다’고 인정한 뒤 여러 사람과 소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는 한국 독일 중국 미국 4개국 산학 협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과 사회의 선순환적 관계’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좌장을 맡은 배상훈 성균관대 학생처장(교육학과 교수)은 “대학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원인데 한국에서는 대학과 사회, 특히 산업계가 ‘이혼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학과 사회가 화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르크 슈뢰더 바스프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자소재 연구개발(R&D)센터장은 “나라마다 명문대일수록 구식 커리큘럼을 철옹성처럼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산업계의 조언을 ‘침해’라고 여기지 않고 개방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는 산학 협력 강화를 위해 2014년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안에 바스프의 국내 첫 R&D센터를 세웠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사진)은 “시설 등 교육환경은 돈을 들이면 언제든 바꿀 수 있지만 교육내용은 결국 교수가 바뀌어야 한다”며 “한양대에서는 교수 승진·승급 심사 때 논문 수 보다 질을 평가하는 등 정책적으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감소, 글로벌 대학과의 경쟁 속 ‘논문 작가’만 양산하는 대학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의 ‘동상이몽’을 해소할 전문성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중국 칭화대는 대학 내 기업합작위원회를 두고 연구를 의뢰한 다국적 기업의 요구사항과 대학 연구자 간 의견차를 조율한다. 마준 칭화대 기업합작위원회 사무국장은 “대학의 목표와 기업의 목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구체적인 공동의 목표를 수립해야 이를 조정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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