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총 1321건이었다. 제도 시행 후 하루 10여 건씩 꾸준히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고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신고 건수는 총 379건이었는데, 두 달여 만에 900건 넘게 늘어났다.
눈에 띄는 대목은 영세 사업장의 신고 건수가 집중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전체 신고 중 50인 미만 사업장의 신고 건수는 777건(58.8%)이었다. 신고 건수만 놓고 보면 직장 내 괴롭힘 10건 중 6건이 영세 사업장에서 벌어졌다는 얘기다. 50~99인 사업장은 142건(10.7%), 100~299인은 149건(11.3%), 300인 이상 대기업은 253건(19.2%)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시행한 지 3개월 정도 지나면서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자 신고가 크게 늘고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사·조직관리 시스템이 빈약한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신고가 많다”고 말했다.
유형별로는 폭언이 613건(46.4%·복수응답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부당인사(356건·26.9%), 따돌림·험담(149건·11.2%), 업무 미부여(53건·4%)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노조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자, 카카오톡으로 괴롭혔다”는 내용의 강요·감시 등 신고도 있었다.
신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는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용부 관계자는 “판단 기준에 대한 민원이 많이 쏟아졌다”며 “그동안 접수된 사례를 토대로 다음달 사례집(매뉴얼)을 별도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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