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페라리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배워보니

입력 2019-11-11 08:00  


 -피닌파리나 수석 디자이너 마우리치오 콜비, 디자인 콘서트 열어
 -슈퍼카 디자인은 마음으로 하는 것

 지난 8~10일 국민대학교가 피닌파리나 수석 디자이너 마우리찌오 콜비를 초청해 슈퍼카 디자인 콘서트를 열었다. 콜비는 1950년대부터 페라리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피닌파리나'에서 30년 동안 재직한 수석 디자이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페라리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 행사는 페라리 디자이너에게 직접 자동차 디자인을 배우는 기회를 열기 위한 자동차 문화 이벤트로 마련됐다. 실제 행사를 찾은 사람은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11세 어린이부터 디자인 전공 대학생, 일반인 등 다양했다.


 두 시간동안 진행된 행사는 그가 직접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디자인을 배우는 이론 강의와 콜비와 참가자들이 함께 미래의 페라리를 그려보는 실기 강의로 이뤄졌다. 이론 시간에선 콜비가 제안한 페라리의 초기 렌더링이 공개됐다. 콜비는 F355, 360 모데나, 550 마라넬로, 456, 599, 캘리포니아, 엔초 페라리, 라 페라리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의 그림은 양산형과 다른 초기 디자인, 포토샵 등의 컴퓨터 그래픽이 첨가되지 않아 다소 생경했다. 참가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콜비는 디자이너의 덕목으로 '조화를 찾는 능력'을 언급했다. 그리고 조화를 찾는 과정에 대해선 살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강조했다. 그가 보여준 디자인 제안에선 페라리 특유의 곡선과 곡면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어진 실기 시간엔 본격적인 렌더링이 시작됐다. 콜비가 펜을 들자 홀엔 적막이 흘렀다. 콜비가 펜과 마커를 종이에 긋는 소리와 진행자의 해설만이 공간을 채웠다. 콜비의 렌더링은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그대로 생중계됐다. 그가 그린 건 엔초 페라리, 라 페라리의 뒤를 잇는 페라리 80주년 기념 슈퍼카다. 이 차는 실제 페라리와 피닌파리나가 개발 중인 제품이기도 하다. 콜비는 가장 먼저 바퀴를 그렸다. 차의 비례를 결정하는 만큼 가장 중요해서다. 이후 차의 자세를 그리고 색을 입히는 과정은 경력을 반증하듯 매끄러웠다.




 렌더링 도중엔 간단한 질문, 답변도 오갔다.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냐"는 학생의 질문에 콜비는 주로 구체적인 대상을 생각하지 않고 평소 삶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멋진 디자인이 나온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란 질문에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맛(취향)이 있다"며 "디자이너로서 자기의 맛을 만족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평소 눈여겨보는 디자인은 피터슈라이어를 영입한 후의 기아자동차라고 답하기도 했다. 강연이 시작된 지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나자 근사한 슈퍼카 렌더링이 완성됐다. 즉석에서 그려낸 이 디자인은 향후 페라리 80주년 기념 제품과 아주 비슷할 수도 있다.

 강의는 끝났지만 행사는 끝나지 않았다. 방금 참가자들이 콜비를 따라 그린 렌더링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누군가는 직접 스케치를 들고 왔고 다른 이는 미리 그려놓은 렌더링을 태블릿에 담아왔다. 콜비는 그림 하나하나를 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편, 콘서트홀 로비에선 콜비가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액자 속엔 페라리는 물론, 알파로메오, 재규어, 포드 등의 클래식카를 담았다. 얼핏보면 사진 같지만 모두 사실주의적인 그림이다. 콜비의 취미는 그림이라고 한다. 취미 생활을 일로 삼는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콜비의 마음을 담은 페라리의 디자인은 아름다웠을지 모른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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