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임러는 지난주 초 내부 직원 13만여 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독일 지역 매니저급 이상 임직원 10%를 비롯해 세계에서 1100여 명의 직원을 줄인다고 통보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이 지난 5월 취임한 뒤 감원 숫자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터 체체 전 다임러 회장의 뒤를 이은 칼레니우스 회장은 취임 당시 “전기자동차 시장으로의 전환과 세계 시장 성장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2021년까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임러는 비용 절감과 현금흐름 개선 방안을 다방면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임러 직원들이 받은 이 편지에는 “회사의 열악한 재무를 개선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쓰였다. 또 “경영진은 다임러 근로자들에게 이미 협상이 끝난 임금인상분에 대해서도 지급을 늦출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다임러그룹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와 전기차 개발 비용 상승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젤자동차 배출 규제를 위반한 혐의로 법적 공방에도 시달리고 있다. 올해 다임러의 세전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110억유로)을 훨씬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다임러의 영업이익은 25억유로에 그치고 있다. 2분기엔 13억유로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연이어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내연기관차 중심인 생산·관리 조직을 줄이고 전기차,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리기 위한 행보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향후 5년간 직원 7000명을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5월 닛산과 포드는 각각 4800명, 7000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