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력 떨어진 기업들 재고 쌓이고 현금 줄어"

입력 2019-11-10 18:33   수정 2019-11-11 01:43

올해 상반기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줄고 재고자산은 늘어나는 등 기업 활동이 위축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규제 개혁과 노동 개혁 등 제도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29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발표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289조원으로 지난해 말(296조9000억원)보다 2.7%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화하기 쉬운 투자 대기자금을 뜻한다. 대차대조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것이다.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 기업이 재무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평가한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최근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고꾸라졌다.

한경연은 기업의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 유입이 감소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상장사의 현금 흐름은 6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조7000억원)보다 50.5% 감소했다. 2012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아울러 한경연은 기업의 재고자산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6월 말 기준 상장회사들이 보유한 재고자산은 229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216조5000억원)보다 6.1% 증가했다. 2016~2017년과 2017~2018년(8.2%, 12.7%)보다 재고자산 증가율은 낮지만 성격이 다르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2017, 2018년에는 매출이 늘면서 재고 자산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제품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제조기업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3.7회였다. 2017년 4.4회, 2018년 4.1회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상반기 매출을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재고자산의 회전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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