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거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ETF

입력 2019-11-12 16:07   수정 2019-11-12 16:08

해외 주식 투자도 개별 종목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파는 비중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도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세금 문제 등을 이유로 국내 금융투자회사를 통한 해외 ETF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 주식 거래 상위 10개 종목(결제금액 기준) 가운데 ETF가 차지한 비중은 30.3%로 지난해(19.6%)보다 크게 늘었다. 개별 종목보다는 안정적인 지수에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말한다. 증시에 상장돼 개별 종목처럼 매매할 수 있다. 표윤미 신한금융투자 GKB사업부장은 “개별 주식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며 “위험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 주식 10개 중 5개가 해외 ETF였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에 이어 중국 인덱스펀드인 ‘CHINA AMC CSI 300 INDEX ETF’가 2위에 올랐다. 이 ETF의 올해 거래대금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4개 ETF는 미국 내 주식과 연계된 상품이다. 이들 5개 상품의 거래량은 30억4383만달러(약 3조6420억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ETF는 71개다. 이들의 시가총액(순자산)은 2조6277억원으로 올 들어 3075억원(13.28%) 늘었다. 해외 ETF도 직구를 선호하는 이유는 차별적인 과세체계에 있다. 국내에 상장된 ETF는 매매할 때마다 배당소득세(15.4%)가 붙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2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에는 최고 세율인 46.2%를 내야 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에게 불리하다. 1년 전체로는 손실을 봤더라도 수익을 본 매매거래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의 투자 수익에는 배당소득세(15.4%)와 양도소득세(22%)가 부과되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양도세 과세 대상은 1년 수익과 손실을 합산한 값이다. 세법상 해외 ETF를 펀드가 아니라 주식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승준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은 “역차별적인 과세체계 때문에 고액 자산가의 해외 ETF 직구 선호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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