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들 보여주기 민망한 '19금 정치', 이대로 좋을까

입력 2019-11-12 17:00   수정 2019-11-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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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옆에 앉아 있는 아이가 신경이 쓰인다. 청문회, 국회 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는 날이면 더욱 긴장하게 된다. 누군가를 노려보고, 큰 소리치고, 물건을 던지고, 심지어 욕하고 몸싸움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는 어떤 느낌을 가질까? 거의 매일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아동복지법 제 3조 제 7호에서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하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아동의 복지나 아동의 잠정적 발달을 위협하는 보다 넓은 범위의 행동"으로 확대하여, 신체적 학대 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나 방임,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나 환경, 더 나아가 아동의 권리보호에 이르는 매우 포괄적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71조에 근거하여 영상물을 연령별로 등급분류하여 청소년을 보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등급분류는 주제와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7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한다. 이 중 주제는 해당 연령층의 정서 및 가치관, 인격형성 등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고, 대사는 저속한 언어, 비속어 등의 빈도와 표현 정도를 살펴본다.

일부 정치인들의 언행을 광의의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정치 코너는 별도 19금으로 등급분류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아동권리 감수성의 현주소를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보고 있어도 부끄럽지 않은 언행인지, 여과 없이 방영되어도 괜찮은 건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더욱이 지식인이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권한 뿐만 아니라 책임도 져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와 말할 때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들은 후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고 배웠다. 생각은 누구나 다를 수 있고 틀린 것은 아니기에 다른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들어왔다. 아이들에게는 말과 행동으로 부모님을 부끄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저출산을 국가의 위기라 걱정하며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예비부부는 믿을만하고 안정적인 환경이라 생각될 때, ‘내 애를 키울 만하겠다’ 판단할 때 출산을 생각한다. 그래야 태어난 아이들도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다.

아이들은 미래다. 그리고 현재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아이들이 보고 듣고 있음을 그리고 자라나고 있음을 어른들은 기억해야 한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어른들은 인지하지 못한 채 얼마나 많은 19금의 내용들이 쏟아져 나올까 두렵다. 투표권 없는 아이들을 위해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줄 성숙한 어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고주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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