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 자율車 성공의 마지막 열쇠

입력 2019-11-12 18:05   수정 2019-11-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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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산업은 2018년 기준 생산대수 403만 대로 세계 7위 규모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돼 있고 세계 자동차 시장 역시 당분간 연 1% 안팎의 저성장이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및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촉발된 친환경화·지능화·서비스화 등 변화와 혁신이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지 않는다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도태될지 모른다.

정부는 지난달 미래자동차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2030 미래차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레벨4)을 상용화하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수소차 판매 비중 확대(33%) 및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통해 2030년 미래자동차 분야 국가 경쟁력 1위에 도전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의지만으로 자율차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수용하기 위한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주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상용화 수준의 기술과 제도가 구비되더라도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거나 부가적인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자율차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안전성 확보다.

자율차의 안전을 담보하는 대표적 수단으로는 제작 가이드라인 또는 안전기준을 꼽을 수 있다. 안전기준의 핵심은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해 사람처럼 반응할 수 있게 하고, 주행 안전성을 향상하고 해킹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보안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존 운전자 책임 영역까지 시스템이 책임져야 하므로 다양한 교통상황을 감안한 사례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또 사고 위험이 높은 돌발상황에서 자율차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상조건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 반복·재현 시험이 필요하다. 미래자동차의 핵심인 완전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서는 실제 도로에 나가기 전 실험도시 환경에서 충분한 기술 검증을 해 국민의 삶 속에 자율차가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미래자동차’로 자리잡게끔 해야 한다.

자율주행 데이터와 관련한 생태계 육성도 중요하다. 자율차가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선 및 신규 서비스 창출에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를 민간이 자유롭게 수집·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공공 기반 데이터 공유 플랫폼도 요구된다. 또 이런 공적 플랫폼에 기반해 생성된 정보가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기구가 마련돼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율차 상용화를 위해 많은 분야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레벨3에 이어 레벨4 자율차에 대한 안전기준 연구를 수행해 완전자율주행에 대비한 안전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데이터공유센터 구축, 융복합 미래포럼 등을 통해 정부의 상용화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실험도시(K-City)를 열어 중소기업 및 대학 등에 무료 개방했고, 완전자율주행을 위해 2022년까지 기상환경재현시설 등을 추가해 고도화할 예정이다.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분석 노하우를 활용, 자율차에 대한 사고조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자율차 분야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이다.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기술이 시너지를 내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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