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시작부터 '파열음' 내는 한국당

입력 2019-11-13 17:19   수정 2019-11-1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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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 야권 통합’ 작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황 대표가 당의 ‘보수대통합추진단’(가칭) 단장으로 원유철 의원(5선·경기 평택갑)을 내정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원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신뢰 관계가 없었다면 지난 두 달간 물밑에서 유 의원이 이끄는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 소통하는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박(비박근혜)계 권성동 의원(3선·강원 강릉)이 전날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원 의원은 변혁 측과 신뢰 관계가 없어 통합추진단 단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간 잠잠했던 친박·비박계 간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국당에선 이날 변혁 측이 통합 논의 파트너로 원 의원을 원했는지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는 전날 ‘변혁 측이 원 의원을 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유 의원은 이를 부인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홍보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유 의원 발언은) 반박한 것이라기보다는 의사소통 과정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는 ‘원 의원은 통합추진단 단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겠는데, 그 모든 것을 덮고 가자는 것이 통합 아닌가”라며 원 의원을 교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은 이날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박창식 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 홍보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황 대표는 “아직은 과거의 구태의연한 이미지 때문에 국민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홍보위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당의 이미지를 확 바꾸는 혁신의 선두에 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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