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내 1위 농기계' 대동공업 日 공세·수요 위축 '이중고'

입력 2019-11-13 18:11   수정 2019-11-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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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11월 13일 오전 10시49분

한국 1위 농기계 업체 대동공업이 움츠러드는 수요와 일본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포화 상태인 한국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했지만 신흥국과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실적 변동성만 커졌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부담으로 차입금도 불어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동공업은 계열사 제주대동의 토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과중해진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대동공업은 1년 안에 2977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차입금의 76.8%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동공업의 부채비율은 274.6%다. 2015년 말만 해도 100%대 후반이었지만 2016년 200%를 넘어선 뒤 계속 치솟고 있다. 들쭉날쭉한 실적에 계열사 투자 부담까지 맞물렸다.

대동공업은 1947년 설립된 국내 시장점유율(매출 기준) 1위 농기계 업체다.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경운기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등도 자체 생산하거나 대동기어 등 관계사를 통해 공급받아 탄탄한 입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전방산업인 농업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쌀 수요가 줄고, 농산물 시장 개방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농산물 생산이 정체됐다. 농기계 보급은 충분히 확산돼 시장이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 위주로 재편됐다.

일본 기업이 국내 직판 체계를 구축하면서 경쟁은 심해졌다. 2011년 3571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3379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최근 5년 연결 기준 평균 43억원)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순이익을 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진한 내수시장을 탈피하려 해외로 눈을 돌린 것도 발목을 잡았다. 대동공업은 중국에 제조법인을 설립하고 미얀마 앙골라 등의 기업과 연이어 판매 계약을 맺었다. 해외 기업의 판매망 구축이 미흡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과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했다. 올 상반기 말엔 처음으로 수출 비중이 50%를 넘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인지도 등이 낮은 데다 신흥국과 저개발국 위주로 영업해 매출 변동성이 커졌다. 비경상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많아 영업 위험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은 증가했는데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2.7% 하락한 영향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대동공업은 올 들어 돌파구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농기계 업체 중 최초로 지난 3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자율주행 모심기 기계를 개발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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