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검색 엔진 야후재팬과 한국 최대 포털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경영 통합을 예고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라인 모회사인 네이버와 야후재팬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신규 법인을 세우는 방식의 통합 모델에 양사가 상당한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일본 최대 검색엔진과 모바일 메신저가 만난다는 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IT기업들의 경영통합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70%를 소유한 회사다. 일본내 이용자가 8000만 명으로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최근엔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라인 페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야후재팬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40%를 보유한 Z홀딩스가 대주주로 있다. 일본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최대 검색엔진으로 네이버가 2000년 '네이버재팬'을 설립해 끊임없이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 했지만 야후재팬의 벽에 막혔을 만큼 온라인 절대 강자로 꼽혀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절반씩 출자해 신규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이 Z홀딩스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야후재팬과 라인의 경영이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이 실현되면 간편 결제, 메신저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IT 공룡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간편결제 시장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라인페이'와 '페이페이'로 각각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라인과 야후재팬이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관광객을 위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현재도 현금 결제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이지만 올림픽을 계기로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를 발판으로 인이 추진하고 있는 라인뱅크, 라인증권, 라인보험 등의 금융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야후재팬이 보유한 데이터와 검색역량에 라인이 지닌 기술이 더해지면 검색과 메신저를 모두 갖춘 통합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중 누가 통합법인 경영권을 쥐게 될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닛케이 측은 "양사가 이달 내 통합에 대한 기본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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