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리스’ 골프화를 샀거나 사려고 고민한 골퍼라면 한 번쯤은 떠올렸을 생각이다. 스파이크가 없는 ‘하이브리드’ 신발은 에코가 2010년 세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에코 2020 S/S 론칭 행사’에서 신두철 제이디플러스 대표(59·사진)를 만났다. 그는 에코골프화를 한국에 들여온 인물이다. 그 역시 처음에는 하이브리드 골프화에 대해 “가능성은 봤지만 (성공을) ‘100%’ 확신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해 열린 남자골프 마스터스에서 스파이크리스 신발을 신고 나온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첫날 6언더파를 치면서다. “대회 후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그는 회상했다.
“발이 예민해 절대 아무 신발이나 신지 않는 커플스가 신고 나온 골프화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다들 ‘커플스가 신은 신발이 어디 거냐’는 질문을 주고받았죠. 당시 포털사이트 야후에선 ‘커플스 신발’을 검색하는 사람이 넘쳤을 정도니까요. 땅과 닿는 면적이 훨씬 넓은 게 알려지면서 접지력도 인정받았어요. 저희로서는 모험이었는데 ‘대성공’이었던 거죠.”
하이브리드 신발은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에코골프의 주력 상품이다. 국내 매출 전체의 70%를 하이브리드 신발이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140억원을 넘어섰다. 하이브리드 신발은 골프장 밖에서도 편하게 신을 수 있어 일반 골프화에 비해 교체 시기가 잦은 것도 장점이다.
“골프화를 신는 시간은 길어야 라운드당 5시간 정도. 1년이면 많아야 150시간입니다. 교체 주기가 5년에 한 번꼴이죠. 하지만 에코골프화는 ‘패션화’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당장 에코골프화를 신고 정장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아요. 밑창이 빨리 닳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교체 주기가 짧죠.”
에코골프는 다시 파격을 택했다. 굽이 두툼하고 높은 ‘어글리 슈즈’ 스타일을 대표 주자로 낙점한 것이다. 라인 이름은 ‘S 캐주얼’. 어글리 슈즈 스타일 골프화 제품 라인을 내놓은 건 에코골프가 유일하다. 30대 이상 남성이 타깃.
신 대표는 “한국 골프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하면서 점차 업체 간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며 “하리브리드 골프화처럼 우리만의 색깔이 강한 제품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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