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지스타 2019에서는 넷마블·펄어비스·그라비티 등 일부 게임사만 신작을 공개했다. 관람객 관심을 받은 신작은 넷마블의 '제2의 나라'와 'A3: 스틸 얼라이브',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섀도우 아레나' 정도다.
업체들은 신작 대신 기존 게임을 이용한 관람객 체험 행사나 유튜브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e스포츠대회를 열었다. 지스타 메인스폰서인 슈퍼셀도 별도 신작 공개 없이 '브롤스타즈 지스타 전야제'를 개최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부스 규모가 작년보다 7.8% 늘었다고 했지만 외형 성장만 전부는 아니라는 자성도 나왔다. 업체들이 게임 신작을 여럿 선보이며 볼거리가 많았던 종전의 지스타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업계 내부에서 감지됐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지스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전 지스타는 신작의 향연이었다.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 공부도 많이 했던 자리"라며 "(올해 지스타는) 신작이 많이 없는 대신 행사나 e스포츠가 많았다. 신작이 없다는 우울한 현실을 보여줬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게임업계의 실적 부진은 전체 게임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분위기로 변했다는 것. 14년간 지스타에 개근했던 넥슨이 올해 처음 불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넥슨은 최근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5개를 중단하는 등 지스타에 선보여 관람객 눈길을 붙들 신작이 마땅찮았다.
게임업계에 불어닥친 주 52시간제 도입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신작 게임 출시가 지연되는 현상이다.
올해 지스타를 찾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주 52시간제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방 의장은 "기존에는 게임을 좀 더 빠르게 개발해 장르를 선점하는 전략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웰메이드 게임(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근무환경이 변화해 종전 방식대로 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 게임 중심 환경에서는 지스타에 출시가 임박한 게임들을 선보여 반응을 살피고 출시 계획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업계가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게임 개발기간이 짧아지고 출시 일정 조정도 많아졌다. 지스타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부산=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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