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마저 적자 낸 항공사들…내년도 '먹구름'

입력 2019-11-15 18:19   수정 2019-11-16 00:51

항공업계가 올 3분기 일본 여행 자제운동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국내 1~3위 항공사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초라한 실적을 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제외한 7개 항공사가 모두 지난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도 3분기에 8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이스타항공은 2분기에 이어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항공업계 분위기는 10년 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업계 1, 2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43억원에 그쳤다. 이들 3개사가 총 6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2009년 3분기 때보다 쪼그라들었다.

4분기 들어서도 항공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4분기는 비수기여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연간 실적이 바닥을 깨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항공사 실적이 크게 나빠진 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자제운동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노선 의존율이 42.7%에 달하는 LCC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분기 일본 노선 여객은 493만 명으로 2016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적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갈등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상승도 악재로 작용했다. 대형 항공사들은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세계 물동량 감소로 화물사업 수익도 줄어들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급감한 주요인은 지난해 3분기 대비 화물사업 수익이 15%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도 이익을 끌어내렸다. 내년 초 신규 LCC 세 곳이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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