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액체 불화수소까지 수출 '허가'…한숨 돌린 반도체 업계

입력 2019-11-16 14:31   수정 2019-11-16 14:32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3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용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이로써 포토레지스트(PR)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에 이어 수출 규제 품목의 한국 수출길이 제한적이지만, 모두 열린 것이다.

16일 복수의 업계 및 관련 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는 화학소재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의 대(對)한국 액체 불화수소 수출 허가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통보했다.

이번 허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 7월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주문한 물량 중 반려된 일부에 관한 것이다. 당시 반려 사유는 서류보완 때문이었다.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 과정이 원칙적으로 '90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허가를 계속 미룰 경우, 부당한 '수출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 측 제소에 따라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이 액체 불화수소를 국산화 작업에 성과를 냈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은 액체 불화수소를 공정에 투입해 시험 가동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일본 기업의 경제적인 타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수출 승인을 받은 스텔라케미파는 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다. 한국 수출규제가 시행된 3분기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88% 급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초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같은 달 말 기체 불화수소에 이어 9월에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도 반출을 승인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인 액체 불화수소까지 반입되면서 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한일 관계에 따라 다른 조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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