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은서 “데뷔 14년 차, 슬럼프 항상 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입력 2019-11-19 11:11  


[나연주 기자] “OCN ‘보이스 시즌4’도 나와요?”

요즘 배우 손은서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2017년 1월 첫 방영한 ‘보이스’가 어느덧 시즌3를 마쳤다. 매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던 작품이기에 종영 후 시청자들은 물론 배우들도 아쉬운 마음이 클 터. 골든타임 팀 브레인 박은수 역을 열연했던 손은서가 bnt와 만났다.

한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했던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시즌4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크다. 지난 3년간 작품에 몰두했던 터라 종영 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그. 시즌 4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자세한 내용은 아직 듣지 못했지만 꼭 하고 싶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보이스’에 대한 애정이 무척 깊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은수 역으로 보여줬던 당당한 말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그.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가 어서 다음 작품으로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는 매번 새롭다.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촬영하는 직업이다 보니 화보 촬영은 매번 다른 콘셉트를 갖고 촬영하는 게 생소하고 새롭다. 설레는 마음이 큰데 오늘은 날씨도 좋아서 놀러 온 기분으로 임할 수 있었다”

Q. 마음에 드는 콘셉트

“다 마음에 들었다. 포즈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실내 촬영보다 야외 촬영이 자유로워서 좋았다(웃음). 날씨도 완전 겨울이 아니라 괜찮았다”

Q. 실물을 보고 조금 놀랐다. 화면보다 실물이 낫다는 말 자주 듣지 않나

“실물이 낫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만 참 속상하더라(웃음). 좋아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배우는 화면에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니까”

Q. 근황

“차기작을 검토 중이고 얼마 전에 소속사를 새롭게 옮겨 발맞춰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웃음)”

Q. ‘보이스’ 촬영 때 단발머리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금은 머리를 기르고 있는 건가

“금세 많이 자랐다. 모든 여자가 그럴 거다. 자르면 기르고 싶고 기르면 또 자르고 싶다(웃음). 지금은 기르고 싶어서 차기작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기르고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 변화를 주려 한다. ‘보이스’에서도 처음엔 지금 같은 단발머리가 아니었다. 시즌 1, 2를 촬영할 때는 긴 머리였지만 항상 센터 안에서는 그물망으로 묶어 정리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칼 단발로 자리 잡게 됐다”

Q. 2017년 1월부터 시즌제로 방영했던 ‘보이스’가 시즌 3를 마지막으로 종방했다. 장기간 촬영했던 작품인데 종영 소감은 어떤가

“사실 끝난 것 같지가 않다. 시즌 2가 끝났을 때도 시즌 3를 기약하며 끝났고, 이번에도 내년을 기약하며 종영했기 때문에 우리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항상 또 다른 시작을 염두에 두고 끝낸다”

Q. ‘보이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워낙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다. 내가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하는 편이 아닌데 ‘보이스’를 할 때는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팬들이 찾아와서 ‘잘 보고 있다’고 해주면 나도 신나고 힘이 되더라. 이제는 소통도 많이 하려고 하고 댓글도 달고 있다. 그런 것들도 조금 더 해야겠다. ‘보이스 시즌4’가 나오냐는 질문도 많더라.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Q. ‘보이스 시즌4’에 대한 얘기는 없나

“시즌 4가 제작된다는 자세한 내용은 아직 듣지 못했지만 꼭 하고 싶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보이스’에 대한 애정이 무척 깊다. ‘보이스’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리메이크하지 않았나. 우리가 하는 작업을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는 걸 느낄 때마다 너무나 뿌듯하다. 개인적인 바람은 드라마가 오랫동안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Q. 원래 시즌제로 촬영할 예정인 건 몰랐나

“처음 드라마에 임하게 되었을 때는 지금처럼 시즌제인지 몰랐다. 아마 다들 모르셨을 거다. 처음부터 시즌제를 만들려고 했다기보다는 시청자분들이 많은 사랑을 받게 되고 나서 그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 것 아닐까. 사실 이렇게까지 열렬한 반응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Q. 추격 스릴러 드라마다 보니 몰입도와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원래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가 촬영할 때는 그렇게 무섭지는 않지 않나(웃음). 공포 영화도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무섭지만 촬영할 때는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니까. 하지만 이번 역할은 센터 내에서만 활동하고 외부에서의 사건들을 무전으로만 듣다 보니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얘기하고 전달하는 걸 중점으로 많이 생각했다”

Q. 모니터링도 하고 있나

“모니터링을 해보니 다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외부에 나가는 팀과 센터 팀이 구분돼 있다. 내가 현장 팀으로 많이 투입된 게 아니라 다른 드라마 보는 것 같더라(웃음). 대본에는 있지만 촬영한 영상은 처음 보는 거니까 ‘이렇게 찍는 거구나’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가끔 농담으로 ‘요즘 드라마 잘 보고 있습니다’ 한 적도 있다(웃음)”

Q.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방송 내용으로는 아이들 나오는 에피소드, 내가 피해자가 되는 에피소드가 기억이 남는다. 촬영 중 에피소드는 그냥 현장 분위기 자체가 코미디다. 시즌 3까지 오면서 친해져서 다들 장난치고 농담한다. 진지함은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하나도 없고 그래서 편안한 느낌이 많다”

Q.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다들 호흡도 좋고 성향이 밝은 편이다. 성격 모난 분이 한 분도 없다. 초반에는 형사분들이랑 마주칠 기회도 별로 없었다. 시즌 2, 3를 할 때는 그래도 같이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시즌이 지나면서 더 편했다. 처음에는 거의 못 보는 분들이라 시즌 1 쫑파티에 갔을 때도 어색했다. 지금 시즌 3에서는 모두 다 편하다(웃음)”

Q. 가장 친해진 배우

“다 같이 친해졌다. 이하나 언니, 형사님들, 김우석 등 친해진 배우들이 너무 많다. 최근에 형사분들 중에는 송부건 오빠가 결혼해서 작가님들도 포함해 다 같이 결혼식도 갔다. 우리 팀만의 끈끈함이 있다”

Q. ‘보이스’ 박은수는 당당한 말투와 ‘걸어 다니는 번역기’라는 별명을 가진 엄친딸. 본인과의 싱크로율은?

“잘 안 맞는 것 같다(하하). 나는 외국어도 잘하지 못한다. 조금 비슷한 부분은 무뚝뚝한 면 아닐까. 평소에 남에게 살갑게 대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똑똑하고 언어 능력자, 이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학교 다닐 때도 그냥 평범했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중간이었다”

Q. ‘2020 S/S 서울패션위크’ 포토월에서 뛰어난 패션 센스를 보여주기도.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나

“관심은 많지만 평소에 패션 아이템을 잘 사지는 않는다. 트렌드가 무엇인지 눈여겨보려 하지만 구매하고 스타일링하는 편은 아니다. 평소에는 여성스러운 것보다는 편안한 스타일, 캐주얼한 룩을 즐겨 입는다”

Q. 피부와 몸매 관리 비결은?

“어머니가 타고난 피부를 물려주신 것도 있다. 또 나는 홈케어를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관리를 받으러 다니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팩도 자주 하고 건조한 편이라 크림, 미스트를 자주 사용한다. 세안법은 따로 정해진 것 없이 있는 것 쓴다. 클렌징 오일이 있으면 오일을 쓰고 클렌징 밀크가 있으면 밀크로 쓰는 거다. 그런 것은 잘 안 따지고 깨끗하고 꼼꼼하게 하는 것, 팩이나 보습 관리, 유수분 밸런스를 가장 많이 신경 쓴다”

“몸매 관리는 안 먹고 운동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웃음). 예전에는 며칠 안 먹고 운동하면 살이 빠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안 되더라. 항상 식단 관리를 동반해야 빠지더라”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

“액션도 해보고 싶고 ‘건어물녀’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다. 트레이닝 복을 입고 안경 쓰고 머리를 질끈 묶은. 약간 맹한, 허당 이미지”

Q.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

“이영애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촬영장이나 행사 등 공적인 자리에서도 만난 적이 없는데 꼭 한번 뵙고 싶다. 작품 활동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라 만나 뵙기 힘든 분이지 않나.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해보고 싶다”
 
Q. 롤모델

“김희애 선배님. 단단한 느낌도 있고 포용하는 느낌도 있다. 배우로서 똑 부러지게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Q. 연기 외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연기 말고는 딱히 재주가 없다. 특기가 없어서 예전에는 고민도 많이 했다. 내가 잘하는 게 없나 싶어서. 예를 들면 악기 하나를 잘 다루는 것도 아니고 춤, 노래도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다. 예능도 어렵다. 리얼리티,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 등 어떠한 상황이 주어진 것들은 열심히 할 것 같다. 그런데 토크쇼는 말주변이 없고 재미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출연하면 다큐멘터리가 되더라(웃음). 얘기할 때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게 하니까 재미가 없더라(웃음)”

Q.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

“차분한 스타일이다. 편한 사람들에게는 안 그렇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수가 많지도 않고 낯가림도 있는 편이다. 나이가 조금 드니까 낯가림이 줄긴 했다. 물론 연기할 때는 조금 다르더라. 주어진 대사가 있어서 그대로 하면 되는데 평소에 낯선 사람들과 있으면 공통된 대화 주제가 없지 않나. 내가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은 아니다”

Q. 혼자 있을 때 취미는?

“취미가 없다. 강아지 기르는데 나이가 많아서 잠만 잔다. 산책도 15분이면 힘들어할 나이다. 집에서도 집 정리하고 TV 켜놓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보는 등 특별한 취미가 없다. 웹 소설, 웹툰 많이 본다. 멜로, 판타지 이런 장르(웃음). 보면서 울기도 한다. 요일별로 보는 편이라 며칠 안 보면 다 쌓여있어서 ‘언제 다 보지’ 이런다(웃음)”  

Q. 데뷔 14년 차, 슬럼프는 없었나

“지금도 항상 슬럼프가 있다. 큰 슬럼프가 아니더라도 조금씩 있더라. 항상 고민도 있고 마음도 이랬다저랬다 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 회사원들, 학생분들도 그럴 거다. 그래서 슬럼프가 와도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잠깐은 힘들지만 털어버리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주변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술도 한잔하면서 그냥 그렇게 지내는 게 나에게 가장 잘 맞더라”

Q. 목표

“특별한 목표보다는 못 했던 것도 꾸준히 해보며 많은 사람이 믿고 봐줄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제일 좋겠다”

에디터: 나연주
포토그래퍼: 송현주
영상 촬영, 편집: 어반비앤티(urban-bnt)
의상: 쟈니헤잇재즈, 바네사브루노, 구카, COS, 로맨시크,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자라
주얼리: 위드란(WITHLAN), 마티아스 FOR 하고
백: 토툼(TOTUM)
슈즈: 레이첼 콕스
헤어: 정샘물 이스트 주 팀장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홍서윤 실장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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