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에게 블로썸파크는 특별한 곳이다. 식품·제약·바이오 등 각지에 흩어져 있던 CJ 내 연구소들을 통합해 국내 최고 R&D센터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현실로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뒤 4년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2017년 5월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는 참석했다.
이 회장은 복귀 후 블로썸파크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했다. 작년에만 이곳에 1400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 5월에는 쓰 코테탄 네슬레 싱가포르 R&D센터장을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장은 얼마 전 사내방송을 통해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가치”라며 “이를 실현하려면 R&D가 중요한 만큼 기술혁신을 통해 (식품을) 첨단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블로썸파크 연구원들에게는 “세계적인 온리 원(only one) 기술을 가장 많이 확보한 연구소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CJ는 지난 15일 블로썸파크에 기자들을 초청해 연 ‘비비고 죽 알앤디 토크(R&D TALK)’ 행사에서도 온리 원 기술을 강조했다. 정효영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CJ는 자체 쌀 도정시설, 죽 점도를 수치화해 나타낼 수 있는 기기, 죽에 맞는 식감을 찾기 위한 쌀알 스캐닝 등 ‘국내 유일 시설’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즉석죽 시장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출시 1년 된 비비고죽은 누적 2000만 개가 팔렸다. 매출은 500억원에 달했다. 일회용 용기에 담던 즉석죽을 파우치 형태로 바꾼 것, 씹는 식감을 강조한 것 등이 블로썸파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CJ는 현재 즉석죽 시장 1위인 동원을 추격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동원은 올해 1~9월 44%, CJ는 33%, 오뚜기는 12%를 차지했다.
수원=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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