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2일 04:06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1월12일(04: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재무 전문가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베테랑 인력을 공급한다. 투자유치, 기업공개(IPO), 해외진출 등 전문지식 뿐 아니라 탄탄한 국내외 네트워크가 필요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산은맨‘이 1~2년간 기업에 파견돼 돕는 ’상생경영‘의 일환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은행 내 전문 인력을 경영 및 재무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는 ’기업성장 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인력 지원을 요청한 세 곳 중소기업에 인력을 파견해 시범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내 성과를 평가한 뒤 지원의 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인력 지원을 요청한 중소·중견기업이 자체 평가를 통해 인력을 선발하되, 선발된 직원에 대한 인건비는 전액 산은이 부담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산은은 기업이 특정 분야의 인력을 요청하면 내부 공모 절차를 통해 지원자를 받은 뒤 복수의 후보를 기업에 추천한다. 기업은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구조다.
파견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 기업이 추가 요청할 경우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기업에 파견된 현장 근무자의 인건비는 산은이 그대로 부담한다. 적은 산은에 그대로 둔 채 자문인력을 파견하는 형태인만큼 기업들은 약 1000만~2000만원 수준의 금액을 자문료 형태로 지급한다. 현장 근무자들 모두 최소 15년 이상인 베테랑들로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만큼 기업으로선 10~20% 수준의 비용으로 고급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9월부터 진행 중인 시범 운영엔 자동차휠 전문 기업인 코리아휠, ‘성경김’으로 유명한 수산물 가공업체 성경식품, 케이블TV 광고서비스업체 리노미디어 등이 참여했다. 자금조달 및 해외공장 관리(코리아휠), 자회사 경영관리 및 결산관리(성경식품), 투자 및 IPO(리노미디어)등 각각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산은맨들이 각 한 명씩 파견돼 근무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산은의 주요 고객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공헌과 인재의 효율적 활용이란 두 목표를 둘러싼 산은 내 고민의 결과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부머가 한해 80만명에 달하면서 기업들은 인재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들은 대학과 협력해 은퇴를 앞둔 임원이 대학에서 산학협력중점교수로 활동하며 실무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다른 기업들에까지 적용되기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전문 인력이 풍부한 산은의 여건을 활용해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을 지식·경험 측면에서 지원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 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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