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을 결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파행 끝에 중단됐다. 미국이 한국과의 외교 협상장에서 불만을 표시하며 일방적으로 회의를 끝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미 협상 수석대표는 19일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 후 각각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이 양측의 의견 차로 조기에 끝났다고 밝혔다. 미국 협상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서울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예정됐던 이날 협상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지만, 미국 대표단이 먼저 협상장을 떠나면서 90여 분 만에 끝났다. 미국이 요구한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의 적정성을 놓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미국의 제안과 우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 회의 날짜도 잡지 못한 채 협상이 끝나면서 연내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호/임락근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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