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해외부동산 펀드 절반이 현재 손실?... 펀드에 'ㅍ'도 모르면서”

입력 2019-11-12 04:27   수정 2021-10-14 14:09

이 기사는 11월 12일 04:2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1월12일(04: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해외 부동산펀드의 절반 가량이 현재 손실 기록중’이란 지적을 놓고 자산운용업계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주로 쓰이는 시가 평가방법을 이용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내놨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선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묻지마 부동산펀드 금융시장 뇌관으로’라는 자료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의 이미지가 나빠진 가운데 부실이 많다고 지적된 자산운용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 의원은 국감에서 “해외부동산 펀드 50조 시대 상위15개 자산운용사 상품 중 50%는 손실 봤다”며 “상위 15개 투자운용사의 해외 부동산펀드 401개 중 191개 펀드가 손실을 기록중”이라고 주장했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근거는 펀드 설정 당시 ‘펀드 기준가격’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주가 등락에 따라 기준가격이 오르고 내린 결과로 손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부동산 펀드의 경우 이 같은 판단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펀드는 거래비용이나 관리비용이 초기에 마이너스로 반영되고 이익은 매각이 이뤄졌을때 들어오기 때문에 설정된지 1년 이내의 펀드는 대부분 기준가로 보면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 펀드는 매달 들어오는 임대료를 반기 혹은 연 단위로 수익자들에게 배당한다는 사실도 간과했다.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 배당형 펀드여서 매각 차익이 반영되기 전엔 부동산 가격이 변하지 않았다면 초기 비용 때문에 플러스가 되기 어렵다. 대개 배당금을 펀드 내에서 재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환율 헷지(위험 회피)가 걸려있는 펀드들도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난 것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도가 나기 전엔 원금이 변할 여지가 없는 고정 이자율 대출채권 펀드조차 손실이 났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시세가 폭락해 감정 평가액이 낮아져 손실을 기록중인 몇몇 펀드도 있다. 그러나 ‘해외 부동산 펀드의 절반 가량이 손실’이라는 주장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에선 지 의원이 해외 부동산 투자의 위험을 지적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선 해외 부동산 펀드 절반이 손실이라고 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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