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으면 버리라" 외치더니…곤도 마리에 과소비 조장?

입력 2019-11-21 09:52   수정 2020-02-04 00:01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외치던 일본의 정리컨설턴트 곤도 마리에(近藤麻理惠·34)가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질타를 받고 있다.

2011년 물건 정리 철학과 노하우를 담은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출간해 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린 곤도는 지난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온라인 쇼핑 코너를 추가했다. 이 쇼핑몰에서 그는 10달러(약 1만2000원)짜리 나무젓가락부터 206달러(약 24만원)짜리 가죽 슬리퍼까지 다양한 가정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부터는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정집을 방문해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며 미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곤도는 출연자가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게 한 뒤 스스로가 '너무 많은 걸 소유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그런 다음 물건을 안아보고 설렘이 있는지 살펴보게 한다. 설렘이 없는 물건은 버리거나 기부하는 등 작별을 고하게 한다.

곤도의 인기 만큼이나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도 컸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는 19일 "곤도가 개설한 가정용품 스토어가 실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곤도의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곤도의 한 팬은 트위터에 "가지고 있던 모든 걸 버리라고 했던 건 결국 그 빈자리에 자신의 물건을 채우려 한 것이군요. 영리한 여자"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팬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곤도에게 없던 새로운 상업적 본능이 일깨워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곤도가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SNS 팬들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곤도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것이 설렘을 주는 물건인지 물어보는 이들이 많아 쇼핑몰을 만들게 됐다"며 "절대 과소비를 조장하려는 생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지금 쓰는 물건이 설렘을 준다면 난 절대 그것을 바꾸라고 부추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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