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 협상기회 잡아라"…최선희 "적대정책 철회 먼저"

입력 2019-11-21 17:10   수정 2019-11-22 01:34

미·북 비핵화 협상의 연내 재개가 무산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국이 북한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촉구하며 동시에 협상팀의 ‘체급 격상’을 제안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맞섰다.

미 국무부 ‘넘버 2’인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은 20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외교의) 창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나와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라고 덧붙였다. 현재 비건 지명자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로 최선희보다 직급이 낮다.

북한의 연말 이후 도발 가능성에는 “이 외교(비핵화 외교)가 시작되기 이전보다 도발적인 단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건 북한의 거대한 실수”라며 “북한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상 시한과 관련해선 “우리는 연말 데드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는 북한이 설정한 인위적인 데드라인”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정한 시간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북한에 또 다른 정상회담을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미래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여지를 뒀다.

최선희는 지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블라디미르 티토프 외무부 제1차관 등과 양국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는 “내가 정상들이 어떻게 하는 것까지 얘기할 위치에 있진 않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건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이미아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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