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17억 '쩐의 전쟁' 개막…티뷰론GC, K골프에 '빗장' 열까

입력 2019-11-21 18:02   수정 2020-02-19 00:02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이 역대 여자 대회를 통틀어 최고 우승상금(150만달러)을 걸고 막을 올렸다. 올해 14승을 합작한 ‘K골프 군단’ 중 한 명의 우승이 예상되지만, 변수도 있다. 대회장이다.

이 대회는 2013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 골드코스에서 열렸다. 남자 골프 전설 ‘백상어’ 그렉 노먼(64·호주)이 디자인한 곳이다. 티뷰론은 스페인어로 상어를 뜻한다. 올해도 대회 주최 측은 같은 골프장에 파72, 6556야드 길이로 세팅해 선수들을 맞이했다.

첫 대회였던 2011년 박희영(32), 2회 대회였던 2012년 최나연(32)이 우승했다. 하지만 2013년 티뷰론GC로 장소를 옮긴 뒤부터 한국 선수의 우승 소식이 뚝 끊겼다. 2013년엔 중국의 펑산산(30)을 시작으로, 2014년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2), 2015년 미국의 크리스티 커(42), 2016년 잉글랜드의 찰리 헐(23), 2017년 ‘태국 여제’ 에리야 쭈타누깐(24), 지난해 미국의 장타자 렉시 톰프슨(24)이 차례대로 우승했다.

코스가 너무 쉬워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평도 나왔다. 우승자 모두 최소 두 자릿수 언더파를 적어냈다. 찰리 헐은 우승 당시 19언더파를 쳤다. 지난해 톰프슨은 18언더파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보너스 100만달러를 가져가는 CME글로브포인트 1위와 이 대회 우승자가 겹쳤던 건 2014년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 나머지 대회에선 최종전 전까지 제일 꾸준했던 선수가 이 대회에선 우승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티뷰론GC가 올해 그린 주변 벙커를 수리하며 그린 방향 턱에 뗏장을 겹겹이 쌓아 난도를 높인 것이 변수다.

CME글로브포인트 1위 자격으로 출전한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사진)은 브룩 헨더슨(22), 호주 동포 이민지(23)와 마지막 조에 묶였다. 그는 이번주 상위권에 들어야 자력으로 상금 1위를 노릴 수 있다. 우승상금이 150만달러에 달해 고진영이 최하위 성적을 내면 산술적으로 10위인 재미 동포 대니엘 강(27)까지 상금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어서다.

반면 우승하면 다른 선수 결과와 관계없이 평균타수, 올해의 선수 등 타이틀 ‘싹쓸이’가 가능하다. 또 2007년 로레나 오초아(436만4994달러·은퇴·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단일 시즌 상금 400만달러 고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고진영이 맞닥뜨린 변수는 부상이다. 이 대회 전까지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고진영은 “다행히 이번주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라며 “마음은 비웠지만, 그래도 나흘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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