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두 번째 재판에서 변호인 측이 “대법원 판단을 반드시 양형판단에 부정적 요소로 판단 할 건 아니다”라며 “1·2심 판단도 갈렸으며 종전 판례에 의하면 뇌물죄 성립도 부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두 번째 공판을 유무죄 판단 심리기일로 진행해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의 혐의별 유·무죄 여부를 심리했다. 변호인 측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유죄 범위가 넓어져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게 판단돼야 한다는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은 법률해석과 사실증명에 따라 유무죄판단 모두 가능했던 사안”이라며 “대법관 3인의 반대의견에 의하면 공소사실은 사실상 무죄”라고 말했다.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서는 “피고인들은 대통령의 요구에 따랐을 뿐 먼저 지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바 없다”며 “기본 입장은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다투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자발적인 지원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말 세마리 뇌물이 무상사용 이익으로만 인정됐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포괄현안에 대해서만 부정청탁이 인정됐다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이날 오후 1시26분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심경이 어떠신지’, ‘첫 재판에서 재판장이 주문하신 것에 대해 준비했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꼿꼿이 앉아 정면을 쳐다보는가 하면 특검이 피피티를 이용해 항소이유를 설명하는 내내 고개를 돌려 피피티를 응시하기도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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