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인 비건 지명자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나 원내대표는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비건 대표가 한·미 동맹과 관련해 ‘재생(renewal)’ ‘원기회복(rejuvenation)’ 같은 단어를 써가며 방위비 증액의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또 “이는 (방위비 협상을) 새로운 동맹의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방위비 증액 요구가 주한미군 주둔비만 분담하도록 한 기존 협정(SMA)의 틀을 넘어, 한반도 밖 미군의 전략자산 배치·운용 비용까지 포괄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미 행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원내대표도 방위비 협상에 대해 “비건 대표가 ‘과거와 달리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3당 원내대표는 “큰 상황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하고 무리한 일방적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툴 케샵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차관보도 “1950년대와 2019년의 한국은 굉장히 다른 환경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고속철도와 의료보험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는 말까지 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청했다고 3당 원내대표는 전했다. 미국 덕분에 다른 나라는 성장하면서 자국민을 위한 일을 했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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