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 나빠도 억지로 선거운동은 옛말" 정치권 재혼 바람… 달라진 세태 반영하나

입력 2019-11-25 11:10   수정 2019-11-25 11:18


정치권에 재혼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을 지낸 김민석 전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재혼 소식을 알렸다.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신부에 대해 "본인 나름의 여러 어려움을 헤쳐 왔지만 보통의 시민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며 "알고 지낸 지는 몇 해 됐는데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의 제 모습을 지켜보고 붙잡아줬다. 올해부터 같은 교회를 다니고 함께 새벽에 기도하며 마침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5대 총선(1996년)에 최연소 입성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93년 결혼해 1남 1녀를 뒀으나 2014년 이혼했다.

지난 9월에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김영미 전 공주시의원과 재혼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변인은 재혼 소감에 대해 "처음부터 활짝 핀 꽃 같은 사랑은 아니었지만, 태풍과 가뭄이 만든 벼이삭처럼 천천히 영글어 온 사랑"이라며 "한여름의 태양이 익혀낸 가을 같은 결실이고 축복이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8월에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비공개 재혼 사실을 알렸고,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도 작년 재혼했었다. 김상민 전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해 김경란 아나운서와 이혼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부관계가 나빠도 억지로 웃으며 선거운동을 함께 했다. 이혼은커녕 부부관계가 안 좋다는 소문만 돌아도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 정치인이 이혼과 재혼을 당당하게 공개하는 현 세태는 천지가 개벽한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이혼과 재혼율이 증가해 이를 공개하는 것이 더 이상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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