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창의성의 원천 '깊은 생각'

입력 2019-11-25 17:48   수정 2019-11-26 00:03

혁신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성과를 공유하는 ‘제1회 정부혁신박람회’가 지난 주말 열렸다. 현장에서는 시연과 체험 부스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주민등록 등·초본을 모바일로 발급받아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전자증명서 발급, 휠체어 등을 사용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이용 경로 안내 등을 체험한 많은 사람이 ‘만족스럽다’는 의견과 함께 개선점도 말씀해 주셨다. 사흘 행사였지만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함께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다.

공직사회에 혁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장관이 된 이후 월례조회와 간부회의에서 매번 강조하는 사항이 있다. 직원들이 연가 등을 적극 활용해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고와 새로운 발상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여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냥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분석하는 ‘깊은 사고’를 해야 한다. 다양하게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하는 과정과 사고 속에서 창의성이 길러질 수 있다.

혁신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적용해 보는 것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입장에서 깊게 생각해야만 가능하다. 변화와 혁신을 멀리하고 현실에 안주하면 정체가 지속되고 결과적으로 퇴보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런 장면을 봐왔다. 번영을 구가하던 로마제국은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가 저물어 갔다. 미국 포천지가 1955년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기업이 60여 개에 그친다는 사실도 그렇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생각으로 끝없이 변화해야 시대를 앞서갈 수 있다. 혁신의 시작은 관행과 선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스스로 업무를 돌아보고 깊게 생각해 보는 문화적 토대에서 새로운 발상과 과감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세대(5G) 이동통신 등 정보기술(IT)로 발전하는 사회 환경에 발맞춰 변화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정부 조직과 인력 역시 변화하는 기술과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더 유연하고 생산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정부혁신박람회 현장에서 들었던 국민의 목소리야말로 정부 혁신을 위한 생각의 출발점이다. 여러 생각이 모여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정부 혁신으로 이어지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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