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이 아세안 지역으로의 금융 영토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금융기반을 무기 삼아 새로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올초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2023년까지 ‘글로벌 스탠더드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그룹 경영 계획인 ‘그로우(GROW) 2023’을 수립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부산 개최는 부산의 도시와 금융 브랜드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적인 저성장, 저마진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1차 목표다. 동시에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3년 그룹 내 해외 수익 규모를 5% 수준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BNK금융그룹은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을 내세워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세안 4개 국가 및 중국 카자흐스탄 인도 등 총 7개 국가에 현지법인, 영업점,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베트남 호찌민과 중국 칭다오에 영업점을 1곳씩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과 베트남 하노이, 인도 뭄바이 지역에는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의 부산은행 호찌민 지점은 2016년 8월, 지역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개설된 영업점이다. 베트남 현지직원 11명을 포함해 14명의 직원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무역금융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매금융도 취급하기로 하고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호찌민 지점은 개점 2년 만에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영업이익 42만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양호한 영업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은행은 베트남 남부에 있는 호찌민 지점과 함께 향후 북부지역에 거점을 확보하기로 하고 2017년 2월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하노이 사무소는 베트남 북부지역 시장조사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금융시장 확장에 따라 영업점 전환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얀마 양곤과 인도 뭄바이 사무소도 현지 금융환경 시장조사와 한국 기업의 투자활동 지원을 펼치고 있다. 부산은행은 추가적인 신규 해외 영업망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제1차 대상은 한국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춰 현지 은행 인수를 포함해 지분투자 등 다양한 해외 진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글로컬(글로벌+로컬) 전략을 통해 작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명품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BNK캐피탈도 해외영업에 적극적이다. 아세안 3개 국가(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와 카자흐스탄에 총 4개 현지법인과 35개 지점을 운영하며 689명의 직원이(현지 직원 681명 포함) 소액대출과 할부금융업을 하고 있다. BNK캐피탈은 2014년 3월에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소액 대출 등의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국내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라오스에 리스회사를 설립해 자동차 리스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 덕분에 미얀마 현지법인은 2016년 흑자 전환했다. 미얀마 전역에 25개의 지점을 두고 활발히 영업 중이다. 라오스 법인은 설립 2년 만인 2017년 흑자 전환했고 캄보디아 현지법인도 2018년 상반기부터 흑자를 달성하며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2018년 11월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을 신설한 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본격적인 중앙아시아 진출에 앞서 현지법인 경영 사항과 현지화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BNK금융그룹 경영진이 지난 9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기도 했다.
BNK금융그룹은 계열사의 해외 진출 국가를 교두보로 해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에 새로운 신규 시장도 개척할 방침이다. 계열사의 해외 진출에 대한 경영 현황 점검과 지속성장 방안을 수립해 경영 내실화와 함께 향후 사업 확장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인력의 글로벌 역량도 함께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그룹 내 기업투자금융(CIB)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동남아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투자 역량도 강화하고 그룹 내 해외 네트워크 정보기술(IT) 경쟁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현지 고객들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강화를 추진해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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