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내달 12일 열리는 조기총선에서 승리하면 오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서부 텔퍼드에서 보수당의 선거정책 공약을 공개했다. 그는 브렉시트 단행을 총선공약 1순위로 제시했다. 존슨 총리는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을 다시 하원에 상정할 계획”이라며 “내년 1월말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은 브렉시트에 따른 교역 감소를 막기 위해 세계 주요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향후 3년 내 체결하겠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향후 3년 내 FTA를 통해 전체 통상의 80%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며 “EU뿐 아니라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과 FTA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8월 한국과 FTA 협정을 체결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양국 간 무역 혜택이 기존처럼 유지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존슨 총리는 소득세와 국민보험 개인 부담분, 부가가치세 등 주요 3개 세목은 향후 5년간 세율을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고소득층 대상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제1 야당인 노동당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다만 노동당과 마찬가지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위한 재정지출은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은 지난 7월 존슨 총리 취임 이후 발표했던 경찰관 2만명 증원과 일선 학교에 대한 재원 투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이번 공약에도 포함시켰다.
보수당은 5만여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고, 이들에 대한 보조금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년층 돌봄 등 복지 서비스를 위해 매년 10억파운드(약 1조5000억원)를 할당하는 방안도 내놨다.
영국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엄이 이날 공개한 총선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47%의 지지를 얻어 28%를 기록한 노동당을 19%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진행된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에 달한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 등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보수당의 안정적 과반의석 확보 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라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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