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지만 이제는 '도전자'가 아닌 '수권 세력'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젊은 시위 지도부의 의정 활동 능력, 기반을 갖추고 있는 친중파 세력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범민주 진영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투표수의 55%의 지지를 얻었다. 친중 진영 후보들은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범민주 진영은 '소선거구제'의 혜택을 누렸다. 소선거구제는 1위 후보자만 당선되고 나머지 후보자들의 득표는 사표가 되는 제도다.
의석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민주 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이뤄냈지만 현 상황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젊은 시민사회단체와 학생운동 지도부가 대거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젊은 시위 지도부는 정치 경험이 부족해 유권자들이 만족할 만한 의정 활동을 펼쳐 낼 수 있을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부대표를 지낸 앤서니 청은 "권력에는 책임이 함께 따른다"며 "야권 정치인들은 구의회에서 지역 공동체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전히 기반을 갖추고 있는 친중파 정당도 경계의 대상이다. 수 개월 간의 시위로 불리한 여건에 처해있던 범야권을 찍은 유권자들도 상당해서다.
맥스 웡 홍콩대 교수는 "많은 친중 진영 후보들은 상대방이 더 많은 표를 모았기 때문에 선거에 진 것"이라며 "홀든 차우 같은 민건련 후보들은 (지난 선거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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