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SF·판타지…'주류가 된 장르문학'

입력 2019-11-26 17:58   수정 2019-11-27 03:07

‘장르문학 약진, 순수문학 고전.’


올 한 해 출판계는 이렇게 요약된다. 순수문학 위주의 기성 문단이 서점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비주류로 여겨지던 장르문학이 출판계에서 급부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르문학은 SF(공상과학소설), 무협, 판타지, 호러, 로맨스 등 이른바 ‘대중 소설’로 분류되는 소설 하위 장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출판전문지 <기획회의>를 발간하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최근 펴낸 <한국출판계 키워드 2010~2019>에서 올해 출판계의 첫 번째 키워드로 ‘주류가 된 장르’를 꼽았다. 연구소 측은 “웹소설과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포함한 작품까지 올해 장르문학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며 “장르소설 판매량이 증가했고, 장르비평이 늘어났으며 장르 전문 출판 브랜드가 속속 등장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장르문학 산책> (소명출판), <비주류 선언>(요다), <젊은 독자들을 위한 서브컬처론 강의록>(워크라이프) 등 장르문학에 대한 종합비평서가 다수 출간됐다. <괴물의 탄생>(생각의 힘), <sf는>(은행나무) 등 개별 장르작품에 대한 비평서도 여럿 나왔다. ‘아작’ ‘안전가옥’ ‘구픽’ ‘에디토리얼’ ‘허블’ 등 개별 장르 전문 출판브랜드도 여럿 등장했다.

김진명 작가의 미스터리 스릴러 역사소설 <직지>(쌤앤파커스)는 교보문고 8~9월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장르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SF소설가 김초엽 작가가 지난 6월 출간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은 민음사가 26일 발표한 ‘오늘의 작가상’ 작품에 선정되는 등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플랫폼 간 장르소설 콘텐츠 확보 현상도 두드러졌다.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민음사)은 넷플릭스가 판권을 사들여 내년에 드라마로 제작된다. 올해 단행본만 85만 부 판매되는 등 누적 판매 부수가 600만 부를 넘은 남희성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빛조각사>(로크미디어)는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강양구 기획회의 편집위원은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이혁진의 <사랑의 이해>(민음사) 등 새로운 작가 및 경향의 등장과 장르소설의 성장은 한국 문학의 질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올해 기성문단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올해 출판계 키워드 중 하나로 ‘기성문단의 몰락’을 꼽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출판 종수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눈에 띄는 신작이 없었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신간도 거의 없었다”며 “유명 작가들이 여름을 앞두고 줄지어 신간을 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sf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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