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가 청와대가 전달한 비리첩보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첩보를 전달한 곳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었으며 당시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경찰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선거 후 수사 대상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김 전 시장은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울산시장)보다 15%포인트 이상 앞섰으나 수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결국 김 전 시장은 낙선했고 송 후보가 당선됐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송철호 후보 후원회장을 맡았었다. 송철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대통령 비서실 직제를 규정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이 비리 첩보를 수집하는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공직자로, 선출직 공무원은 대상이 아니다.
청와대가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비리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한 것은 직권 남용 및 월권 소지가 있는 것이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 뜻을 밝히고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한국당은 "여권과 황 전 청장이 정치적 거래를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시장과 한국당은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하며 황 전 청장을 고소·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가족 비리, 청와대 민정실 감찰 무마 의혹에 더해 선거개입 의혹까지 모두 세 갈래로 진행되게 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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