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 단기간 급등…고평가 논란

입력 2019-11-27 17:29   수정 2019-11-28 00:49

부동산에 투자해 얻는 임대수익으로 배당을 주는 상장 리츠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신규 상장 리츠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미국 일본보다 높아졌다며 투자에 유의할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리츠 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초기 단계인 데다 정부가 리츠 배당소득에 분리과세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NH프라임리츠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317.6 대 1에 달했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 속에서 신한알파리츠 등 기존 상장 리츠가 고공행진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올 들어 47.1% 급등했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리츠 투자 리스크(위험)가 높아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리츠의 가치평가에 주로 쓰이는 주가 대비 운영자금(P/FFO)을 보면 미국 리츠는 12~18배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가 뚜렷한 미국 리테일 리츠는 역대 최저 수준(6.7배)까지 떨어졌다. 일본 리츠도 15~25배 수준이다.

하지만 작년 이후 한국에 상장된 리츠는 투자 대상, 임차 구조 등과 무관하게 P/FFO의 24배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P/FFO는 일반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과 비슷한 개념으로 주가(P)를 리츠의 현금 창출력인 FFO로 나눈 값이다. FFO는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자산매각손실 등을 빼 리츠의 실질적 배당능력을 보여준다.

한국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 리츠의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츠는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증시가 빠르게 상승할 땐 증시 투자금이 성장주 등으로 몰리면서 소외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긍정론자들은 “한국 공모리츠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선진국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받는 게 합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리츠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배당 측면에서도 현재까지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 연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실장은 “리츠에 담긴 자산이 영향을 받는 업황 등을 꼼꼼히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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